Tax & Retirement Blog
세금과 은퇴 블로그
잠들지 않는 도시
August 2, 2023
스위트 식스틴 (sweet 16), 미국에서 열여섯살 생일은 Sweet sixteen 이라하여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여자아이들은 정식으로 숙녀가 되는 의미심장한 날이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나이. Sweet 16! 큰손녀가 아주 어렸을때 약속했다. 네가 16살 됐을때 할머니, 할아버지가 뉴욕 구경시켜준다고. 그 약속을 지키느라 지난달에 뉴욕구경을 함께하고왔다. 거대한 도시 뉴욕시, 맨해튼 다운타운. '잠들지 않은 도시'라는 별칭답게 뉴욕의 밤은 밝다. 어둠이 드리우고 네온사인이 반짝일때쯤에는 또 다른 느낌의 활력을 띠기 시작한다. 그 중심지가 타임스퀘어 광장인 듯하다. 타임스퀘어는 세계에서 가장붐비는 보행자용 교차로중 한 곳이며, 불야성의 거리로 잘 알려져있다. 예전에는 Longacre Square 였던 장소였는데, 1904년4월 New York… Read more
미국독립과 상식론
July 3, 2023
기록에 의하면 1770년초 아메리카 식민지 전체 인구는 대략 3백만 정도였고 대부분은 영국등 유럽각국에서 건너온 정착 초년생들이었다. 따라서 그들에게 당면 과제는 당장 허기진 배를 채울 빵 한조각이었지 독립이나 혁명같은 정치 논리가 아니었다. 그런 그들에게 빵보다 더 중하고 절실한 것이 있다고 바람을 불어 넣은 사람이 Thomas Paine (1737-1809) 이다. 영국 출신 미국의 작가 Paine이 1776년 1월10일 소책자 하나를 출간했다. 제목은 <상식> (Common Sense)이 었고 50 페이지 짜리 팜플릿에 불과했다. 요지는 간단했다. 미국의 독립이 상식적으로 당연하다는 거였다. Paine은 독립의 당위를 이렇게 비유했다. '하나의 대륙이 섬나라에 의해 영구히 통치되어 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너무나 불합리하다. 자연을 보라. 위성이 그의 행성보다 큰 경우는 어디에도 없다. 영국과 아메리카의 관계도 이런 자연의 질서를 뒤집을 수 없다.' 미국 식민지 주민들이 독립에 대한 결단을 … Read more
영화 ‘대부’와 아버지
June 4, 2023
어떤 영화를 이해하는데에는 시기가 있는것같다. 이 영화가 개봉될때보다는 지금의 내가 이해하기에 더 적절하지 않았나싶다. 이 영화를 올해 화더즈데이에 마춰서 한번더 볼 예정이다. 이 영화를 첨 접했던 것은 미국생활 시작하고 몇년 되지 않았을때 1972년 시카고 어느극장에서이다 그저 마피아 조직을 다룬 범죄영화로 그리 감명깊지않게 보아넘겼다. 다른 어드벤춰 영화같은 화려한 볼꺼리가 없음에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수십년 흐른후 근래 다시 이 영화를 접했을 때에야 비로서 이 영화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이번에 느낀 영화의 주된 흐름은 '아버지' 였다. 마론브란도가 열연했던 아버지 비토 꼴레오네 (Vito Corleone) 라는 인물. 단신으로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족에게 내색하지않고 가정을 꾸려간다.(대부2부) 조직이 조금씩 커가고 그의 그러한 성품은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믿음직해져 간다. 어려웠던 시절 살아남기 위해 궂은일, 비굴한 상황을 감내해가며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안락을 주고자 애썼던 아버지. 이영화를 보며 그런아버지로 가슴에 담아 본다. 내 스스로 아버지가 되어보고 이제는 할아버지까지 된 지금에와서 이영화를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Read more
엄마같은 아내에게
May 1, 2023
당신과 함께 맞는 51번째 5월. 우리가 시카고에서 첨 만났던 날도 봄꽃이 세상을 환하게 밝힌 5월이었지요. 음침하고 추웠던 시카고의 긴겨울을 보내고 첫 데이터 약속을 앞두고 얼마나 가슴이 설레었던지. 어느심리학자가 말한 부부에서 연인으로 되돌아가는 훈련의 첫 단계를 '기억하라'로 꼽는다고. 우리도 처음엔 연인이었지요. 사는동안 '남편과아내', '아빠와 엄마' 만 남고 '연인'은 사라진지 오래었지만 우리들의 추억을 들추어보면 첨에는 우리가 '연인'이 었음을 생생히 기억해요. 세월의 흐름이 얼마나 빠른지 그저 놀랍기만하네요. 당신이 좋아하던 맥도날드 빅맥이 그때는 99센트 였지만 우린 뉴욕스테이크 보다 더 맛있게 먹었지요. 남자가 나이들어 필요한 다섯은 아내, 집사람, 마누라, 애들엄마, 처 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는데요. 나에게 당신은 나의 존경하는 아내, 가장친한 벗, 사랑하는 연인, 그리고 똘마니이자 보스 이기도 합니다. 아니 나이를 먹으며 엄마같기도해요. 아직도 나를 보살피고 밥챙겨주고 염려해주는 '어머니'의 힘이 되어주는 이세상 유일한 분이지요. 그러니 이 나이에 '엄마'가 곁에 있다는것이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운아 입니다.… Read more
더 글로리와 세금의 세계
April 7, 2023
"근로소득세 내는 니가 모르는 종합소득세 내는 세계가 있단다, 혜정아" 인기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 1에서 갑질하는 친구 사라가 학교폭력 가해자 집단 중 한 명인 스튜어디스 최혜정에게 말하는 대사이다. 자기 부모님 세탁소에 맡긴 원피스를 훔쳐입고 모임에 나와 굴욕을 당하는 장면이다. 부자의 삶을 동경해 갖은 모욕을 당한채 살아가는 극강의 속물 최혜정은 5명의 가해자들중 하위서열이다. 가해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서열이 '세금'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다른친구들에게 무시 당하면서도 신분상승을 꿈꾸며 친구관계를 유지한다. 월급받는 혜정은 종합소득세(종소세) 내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친구 사라의 비꼼처럼 종소세는 부자들에게만 국한된걸로 암시한다. 여기서 말한 종소세 내는 세계는 단순히 '종소세 내는 세계' 만을 말하는것은 아닐것이다. 평범한 사람은 생각하기 힘든 상류층들 만의 세계를 말하는것이리라. 미국은 이런류의 종소세가 없지만 대신 인컴택스외에 소셜시큐리티택스가 있다. 은퇴를 하고 나면 매월받는 소셜연금에대한 세계가 있다. 미국에서 수십년 CPA업무를 한 후 주변을 둘러보면 사는 모습들이 제 각각이다. 첨와서 시작할때 비슷비슷하던… Read more
고목에서 새순이
March 4, 2023
3월이 되면 집 뒷뜰에 자스민 꽃이 피기 시작한다. 겨울내 시커먼 덩굴로 있다가 그 작고 하얀 꽃이 만발하면 그윽하게 감미로운 향기를 발산한다. 99세에 별세한 나의 장모님께서 돌아가시기 몇해전 어느봄날, 뒷뜰에 활짝핀 자스민 꽃을 바라보시며 독백처럼 말씀하셨다. "내가 저꽃을 몇번이나 더 보겠나...." 나도 멀지않아 장모님의 행로를 뒤 따를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시간은 직진해도 이세상의 모든 시겟바늘은 멈출것이다. 19세기 최고의 시인 롱펠로 (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1882)에게는 두 명의 아내가 있었다. 첫 번째 부인은 오랜 투병생활을 하다가 외롭게 숨졌고 두번째 부인은 부엌에서 화재 발생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도 롱펠로의 시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임종을 앞둔 롱펠로에게 한 기자가 물었다. "숱한 역경과 고난을 겪으면서도 당신의 작품에는 진한 인생의 향기가 담겨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롱펠로는 마당의 고목 사과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Read more
요세미티의 겨울
February 3, 2023
새해 연초에 딸네가족과 함께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3박4일 겨울 여행을 다녀왔다. 공원남쪽입구에서 30분정도 거리에 있는 파인즈리조트(The Pines Resort)의 통나무집 Chalet 둘을 빌렸다. 이 파인즈리조트는 배스레이크(Bass Lake)에 위치해 있는데, 동포 최규선씨가 소유, 운영하고 있다. 호숫가 눈내린 선착장과 모래사장이 훤히보이는 곳에 룸을 주었다. 눈내린 겨울 호숫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눈사람 만들기. 손주들과 열심히 만들어 봤는데 결과물은 표주박처럼 나왔다. 저녁에는 샬레에 돌아가서 설떡국으로 저녁을 먹었다. 거실에 장작불을 지필 수 있는 화로가 있어서 정말 오랜만에 불을 지르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이튿날은 Yosemite Valley로 드라이브를 했다. 입구 책포인트에서 타이어체인을 끼고 꼬불꼬불 길을 한시간쯤 달렸다. 긴 터널끝 전망대가있는 깊고 깊은 Tunnel View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매번 푸르른 발리만 봐오다 눈으로 하얗게 변해버린 이 장관에 말을 잃을 정도였다. 눈이 쌓이고 나니 모든게 새롭게 보였다. 한 겨울인데도 … Read more
오늘은 내일이에요
January 5, 2023
영화 '사랑의 블랙홀' (원제 Groundhog Day- 1993년작)은 90년대 할리우드 최고의 걸작중 하나로 꼽힌다. 자고 일어나면 어제 아침,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남자주인공 Phil Connors (Bill Murray 분)의 이야기다. 그는 삐딱한 불평꾼이자 잘나가는 기상 캐스터다. 취재를 위해 출장간 작은 마을에 고립되어 다음날 그가 눈을 뜬 시각은 새 아침 6시였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자고 나도 또 어제와 똑 같이 되풀이되는 오늘, 그 다음날도 또 똑같은 오늘. 아무리 노력해도 빠져 나갈 수 없는 오늘만이 무한 반복되는 이상한 나라에 갇혀 버렸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오늘'에 그는 절망한다. 몇차례 자살을 시도해 보기도 하고 막 살아 보기로 한다. 여자를 꾀기도 하고, 돈을 훔쳐 흥청망청 쓰는등 나쁜짓을 일삼는다. 그러다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 보기로 한다. '오늘' 무슨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 수 있는 그는 자신의 신통력을 마을 주민들을 위해 쓴다.… Read more
초 가을, 알래스카
October 31, 2022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도 지나고 날씨가 제법 쌀쌀한 9월 중순에 알래스카를 찾았다. 부동산 브로크인 지인이 Valdez에 매물로나온 호텔을 답사하기위해 동행을 요청하여 일과 관광을 겹친 여행이었다. Anchorage 에서 Valdez 까지는 약 300 마일, 드라이빙으로 6시간 걸리는 꽤 먼 거리였다. 알래스카 1번 Glenn Hyway와 첫 고속도로 인 리처드슨 하이웨이를 타고 남쪽 해안가 Valdez로 달리는 경관은 알래스카 대자연의 장엄함과 광활함을 만끼 할수있는 드라이브였다. 단풍을 보면 편안함이 멀리 설산을 보면 아늑함이 느껴졌다. 하이웨이 양 옆에깔린 야생화 fireweeds 어느곳에든 볼 수 있었다. 자작나무들의 단풍, 가준비 나무들의 푸르름이 한테 어울려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큰주, 한반도의 7배나되는 알래스카는 1867년 당시 국무장관이던 William Seward가 주관하여 러시아 제국으로 부터 720만 달러에 매입한 '사건' 이었다. 흔히 Alaska Purchase로 명명하는 이 '사건'은 당시에는 자원도 없고 온통 얼어붙은 황무지를…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