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함께 맞는 51번째 5월.
우리가 시카고에서 첨 만났던 날도 봄꽃이 세상을 환하게 밝힌
5월이었지요. 음침하고 추웠던 시카고의 긴겨울을 보내고 첫
데이터 약속을 앞두고 얼마나 가슴이 설레었던지.
어느심리학자가 말한 부부에서 연인으로 되돌아가는 훈련의 첫
단계를 ‘기억하라‘로 꼽는다고. 우리도 처음엔 연인이었지요.
사는동안 ‘남편과아내‘, ‘아빠와 엄마‘ 만 남고 ‘연인‘은 사라진지
오래었지만 우리들의 추억을 들추어보면 첨에는 우리가 ‘연인‘이
었음을 생생히 기억해요.
세월의 흐름이 얼마나 빠른지 그저 놀랍기만하네요. 당신이 좋아하던
맥도날드 빅맥이 그때는 99센트 였지만 우린 뉴욕스테이크 보다
더 맛있게 먹었지요. 남자가 나이들어 필요한 다섯은 아내, 집사람,
마누라, 애들엄마, 처 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는데요. 나에게
당신은 나의 존경하는 아내, 가장친한 벗, 사랑하는 연인,
그리고 똘마니이자 보스 이기도 합니다. 아니 나이를 먹으며
엄마같기도해요. 아직도 나를 보살피고 밥챙겨주고 염려해주는
‘어머니‘의 힘이 되어주는 이세상 유일한 분이지요. 그러니 이
나이에 ‘엄마‘가 곁에 있다는것이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운아 입니다.
얼마전 잠에 빠진 당신의 손을 슬며시 잡아보았지요.
제법 포동포동하고 예뻤던 손이 까칠까칠한 할머니 손이 되어 버렸더군요.
가끔 코고는 소리에 코를 쥐려다 곤한 잠을 깨울까봐 멈짓했는 짓이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코고는 소리 커도 좋으니 제발 건강만 하시오.
하나님의 은총으로 오늘까지 이렇게 함께해준 당신에게 감사하오.
우리는 신혼초부터 우리의 인생목표를 함께 디자인 했었지요.
항상 같은 생각으로 목표를 위해 열심히 살아준 당신에게 고맙고 감사해요.
나에게 한가지 소망이 더 있는데 알고 있어요?
그것은 우리가 비슷한 시기에 함께 이 세상을 떠나는 거랍니다.
그런거는 그때이고 지금은 엄마같고 누나같은 나의 반쪽인 당신을
무척 사랑해요. ‘해피 마더즈 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