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상배한 어느 시니어 후배가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다.
“선배님, 제가 처와 사별한지 5년이 지났습니다.
마음에 드는 여성이 생겨 재혼을 하고 싶은데요.
아들딸 반대가 심해 고민 중입니다.”라고 했다.
선배가 “재산이 좀 있는가 보다” 했더니 “어떻게 아십니까?”
물어왔다. 선배가 이렇게 조언 했다. “부모가 갖고 있는
재산이 많으면 자녀들이 그 재산 때문에 재혼을 반대하게 되니까.
먼저 재산 정리를 끝내라. 재혼 후 쓸 재산만 남기게 되면 일이
술술 풀릴 것이다. 더 남겨 줄 것이 없다는 생각을 갖게 해라.”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주위에 황혼 로맨스를 자주 볼 수 있다.
노년에 혼자가 돼 쓸쓸한 삶을 살기보다는 새로운 동반자를
찿는 노력이 낮설지 않게 된것이다. 노인들도 나이가 들어
신체에 변화가 왔을 뿐 마음은 젊은이들과 같아 황혼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황혼 로맨스가
넘어야 할 산은 바로 자식들이다. 자신의 부모가 다른이와
연애를 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싫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산 배분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혼인은 법률혼, 즉 혼인신고를 한 경우만 인정되므로 법률혼
배우자는 상속권이 100%있다. 반면 사실혼(common-law
marriage) 상태의 배우자는 유언으로 재산을 증여받는 ‘유증‘
방법이외는 재산을 상속받을 권리가 없다. 많은 자식들이
재혼신고는 극구 반대하지만 동거(cohabitation)하는 것은
찬성하는 이유다. 그러나 사실혼 관계에서도 재산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재혼신고와 무관하게 생전에 증여(gift)된
재산은 상대가 사기나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빼 돌렸다는
증거가 있지 않는 한 다시 돌려 받기가 힘들다.
동거녀에게 주는 이별수당(Palimony)케이스로
Lee Marvin Claim(1976)이란 사례가 있다. 영화배우
Lee Marvin의 동거녀가 청구한 재산분활에 대하여
재산분활청구권은 인정하지않고 이별수당만 인정한
법원사례이다. 동거시에 구두또는 서면 합의가 있었다는
증빙을 해야만 한다. 이와같이 황혼 로맨스가 시작은
사랑이었을지 몰라도 결말은 돈과관련된 다툼이라는
갈등을 초래하는 불행에 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형석 교수(102세)가 100세 때 신문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15년 전 아내가 먼저 떠난 뒤 배우자가 아닌
좋은 여자친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동안 10여 년
세월이 흘렀다. 여러가지 일에 매달리며 부지런히 살아 왔으나
외롭다는 마음을 지울 수 없다.
100세, 이제는 너무 늦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