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나가 놀 수 없어?
코로나19으로 말미암아 일상속 생활이 바뀌고 있다.
재택근무, 자기격리, 이른 귀가등으로 의도치 않게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활동량이 급감해 살이
확 찐다고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한정된 공간에서 오래 지나다 보면 무기력하고 과민해지며
피로감이 가중되기 쉽다.
더구나 나이들어 오고갈데 없는 시니어들은 배우자와 단 둘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둘 사이에 알콩달콩 지내기는 커녕 티격태격 다투는 일로 오히려 부부간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아무리 금실이 좋은 부부라도 갈등은 있게 마련이다. 오랜기간 서로 부딪치고 다듬어지면서 겨우 하나가 됐는데 예기치 않게 찾아온 코로나19 때문에 자칫 반쪽으로 돌아가야 할 판이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키기와 직접 관련은 없겠지만
요즘 각방 쓰기 시작한 시니어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각방 쓰기 시작한 한 친구를 만난 적이 있다. 겉으로는
금실이 좋은 부부로 보인다. 그 친구 말에 의하면 하루는 아내가 같이 자면 피곤하니까 오늘 부터 각방 쓰기를 제안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기분이 안 좋았고 어색했지만 감정을 역으로 잘 이용해서 서로의 합의로 현명하게 각방을 쓰니 오히려 각방으로 연애감정까지 느낀다고 했다. 쉽지않은 케이스다.
부부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인데 평소 대화에
약한 남편들은 따지기 좋아하는 아내에게 번번히 지고 만다.
남편은 상대방의 심중을 읽고 배려하는 대화에 약하다는것이다.
대게 자기 주장을 일방적으로 쏟아 놓고 대화했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그리고 세월이 더 한다고 부부사이가 깊어질 리 없다.
나이 먹는다고 저절로 행복해질 리도 없다. 삼사십년 이상 결혼
생활을한 부부들의 황혼이혼 율이 신혼이혼 수치를 앞서는 요즘, 부부간의 갈등과 불화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문제이다.
그리고 다들 착각한다.
열심히 일해 은퇴하면 행복한 가정에서 다복한 노후를 그냥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꼭 그렇지 않다. 어느 날 갑자기 행복해지자고 구호를 외친다고 행복해 지지 않는다. 몸은 함께 살았지만, 평생토록 기쁨을 느껴본 적이 없는 부부가 어찌 갑자기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얼마전 서울서 동창이 카카오로 보내온 실화 한토막을 아주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다.
한국 어느 대기업 임원으로 명예롭게 은퇴한 분의 스토리이다.
그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드디어 은퇴하는 날 불현듯 아내 생각이났다. 아이들은 훌륭하게 자라 각각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고있고, 자신이 이렇게 존경 받으며 은퇴할 수 있는것은 다 아내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은퇴 후, 그는 매일같이 아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고자 애썼다. 백화점도 같이 가고 우아한 호텔 저녁식사도 자주했다. 해외골프여행, 크루즈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감사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자신에게 아내밖에 없음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아내도 즐거워하는 듯했다. 그런데 딱 3개월이 되던 날, 아침식탁에서 아내는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당신, 이젠 제발 좀 혼자 나가 놀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