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의 인기 가요 <킬로만자로의 표범>에 나오는 장문의 대사중
이런 말이나온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흐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여기서 말하는 고흐가 바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1890)이다. 37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고흐는
당시 화랑에서는 인정받지 못했고 그 인정받지 못한 분노를 그림으로
승화시켜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살아 생전에 팔린 것은 <붉은 포도원>
그것도 겨우 80달러를 받았을 정도였다고 한다.
고흐의 작품들을 모은 몰입형 Immersive 전시회가 Del Mar Fairgrounds
내에 설치된 특별시설에서 이곳 샌디에이고에서도 전시되고있다.
이름하여 ‘Beyond Van Gogh’ 몰입형 반 고흐 전시회라 한다.
이러한 ‘몰입체험‘ 반 고흐 전시회는 요즘 미국 주요도시에서 열리고 있다.
새로운 차원의 감명으로 시대적 인기를 얻고 있는 이른바 ‘Immersive’,
‘몰입형‘ 체험의 전시회는 고흐의 명작들을 테마로 한 영상 프로젝션과
음악이 혼합되어 1시간여 펼쳐진다. 그림들을 평면벽에 전시하는 대신
벽과 바닥에 영사하고 음악과 함께 관객이 거대한 그림 속에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할 수가 있다.
고흐하면 우울증을 연상하게된다.
우리 주변을 살피면 의외로 우울증에 걸린 이들이 상상외로 많다는 것을
느낀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오해하며 화를 내고, 누구를 몹시 원망하고,
대화가 부정적이고 증오로 얼룩져 있다. 우울증을 않는 사람들의 특징은
살아가는데 자신이 없고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특징이다.
나이가 먹을 수록 남이 조금만 뭐라고 해도 오해하고 섭섭해 하기 쉬울때
우울증을 앓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은 병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대부분 친구가 없다. 고흐는 성격이 유별나고
고독해 친구가 없었으며 우울증을 앓기위해 태어난 사람처럼보였다.
유일하게 자신을 찿아와 준 파리의 동료 폴 고갱과의 우정도 여러다툼과
갈등으로 고갱이 그를 떠나게 된다. 이 사건은 고흐 자신의 귀를 잘라버리는
자해사건으로 이어져 결국 샹–레미 정신병원에 입원하게된다.
그 시기에 그린 그림이 유명한 <별이 빛나는 밤> The Starry Night
고흐가 죽기 1년전 입원해 있던 정신병원 병실 창문을 통하여 바라본
밤하늘의 별들과 밝고 환하게 빛나는 초승달이 마을을 환하게 비추는
풍경을 그린후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지만,
나는 별들을 꿈꾸며, 내 꿈을 그린거야.” 그는 이 그림을 그리며
지금까지 살아온 불우한 삶을 받아들인것이다.
비록 죽음이 임박했을지라도 하늘의 별빛이 비추는 동안은 내 삶에
소망이 있다는 걸 깨닫는 운명적인 자기선언을 하고있는 듯하다.
우울증으로 시달려 성격이 유별나고 고독했던 고흐는 오늘날 미술계는
물론 대중문화에서 외로운 천재의 아이콘이 되었다.
전시장 문을 나서며 생각해 보았다.
밤하늘을 좋아했던 화가, 저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