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후 천덕꾸러기가 된 남편을 일컫는 ‘젖은 낙엽’은 ‘황혼 이혼’과
함께 급부상한 신조어다. 비온후 구두에 짤삭 달라붙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귀찮은 존재를 일컸는 뜻이다. 이미 일본에서 오래전에 유래했고
요즘 여기서도 자주 회자되고 있다. 남자가 은퇴를 하면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다. 요즘 같이 은퇴 연령이 젊어지는 50 – 60대
일수록 다른 일자리를 찿지못하고 집에만 있으면 가족으로부터 ‘왕따’의
고통을 받고 아내로부터는 자칮 이혼소송도 불사하게 만든다. 그만큼
세상이 달라져가고 있다. 은퇴후 아내는 ‘진화’하고 남편은 ‘퇴화’한다.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윌리를 기억하는가?
외판원으로 일평생 가족만을 위해 헌신했는데 허망하고 안타까운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지 않았던가. 일에만 빠져 살아온 가장을, 남편을 이렇게 젖은
낙엽 취급을 해도 되는건가? 젖은 낙엽족이 안될려면 어떤 대처 방법이 있을가?
첫째는 남들과 다르게 살아야한다. 자신만이 재미 있어 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해야 한다고본다. 은퇴는 미리 준비 할 수록 좋다. 자신을 위해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젊었을때부터 익혀두어야한다.
둘째는 부부가 함께 즐기는 법을 배워두어야한다. 어느날 갑자기 돈있고 시간
있다고 자동적으로 즐길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장수시대를
맞아 은퇴후 부부가 살아갈 수 있는 날들이 의외로 길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셋째는 부부사이에 각자의 시간의 안배가 중요하다.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과
따로하는 시간의 균형이다. 그러려면 젊어서부터 직업과 무관한 친구들, 자기
만의 취미등을 미리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은퇴한후 부부가 마주앉아 하루
종일 할 일 없이 지난다면 그 보다 더 따분한 삶이 어디 있겠는가?
넷째는 나 자신을 위하는 것보다 남을 위하여 무엇인가 해 보겠다는 의미 있는
일에 몰두해 보는 것이다. 이것은 남을 중심에 두는 일이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 시간을 쓰는 것이다.
은퇴는 막고 싶어도 누구에게나 어느날 찿아오게 되는 것이다.
준비안된 은퇴는 불만으로 표출되어 젖은 납엽으로 전락하지만 준비된
은퇴는 인생 2막을 찬란히 맞이하는 소중한 보너스가 되는 것이다
꽃잎은 떨어지면 주어가는 사람 없지만 곱게 물든 단풍잎은 주어다가
소중하게 책갈피에 넣어두고 오래오래 간직한다.
남편들이여,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잎이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