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를 이해하는데에는 시기가 있는것같다.
이 영화가 개봉될때보다는 지금의 내가 이해하기에 더
적절하지 않았나싶다. 이 영화를 올해 화더즈데이에 마춰서
한번더 볼 예정이다. 이 영화를 첨 접했던 것은 미국생활
시작하고 몇년 되지 않았을때 1972년 시카고 어느극장에서이다
그저 마피아 조직을 다룬 범죄영화로 그리 감명깊지않게 보아넘겼다.
다른 어드벤춰 영화같은 화려한 볼꺼리가 없음에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수십년 흐른후 근래 다시 이 영화를 접했을 때에야 비로서
이 영화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이번에 느낀 영화의 주된
흐름은 ‘아버지‘ 였다.
마론브란도가 열연했던 아버지 비토 꼴레오네 (Vito Corleone)
라는 인물. 단신으로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족에게 내색하지않고 가정을 꾸려간다.(대부2부)
조직이 조금씩 커가고 그의 그러한 성품은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믿음직해져 간다. 어려웠던 시절 살아남기 위해 궂은일, 비굴한
상황을 감내해가며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안락을 주고자
애썼던 아버지. 이영화를 보며 그런아버지로 가슴에 담아 본다.
내 스스로 아버지가 되어보고 이제는 할아버지까지 된 지금에와서
이영화를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영화의 핵심 스토리는 셋째인 아들 ‘마이클‘이 아버지 비토 뒤를
이어 마피아 두목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변해가는 가치관에
대한 고찰이다. 아버지 비토는 자신의 뒤를 이은 마이클이 대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다. 그는 누구보다 사랑하는 막내아들이
음지의 세계에 들어오길 원치 않았으리라. 마이클 만은 떳떳한 양지에서
살아가기를, 손에 피 묻지 말기를, 상원의원이나 주지사가 되어 높고 환한
곳에 서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 그 쓸쓸하고도
장엄한 이야기!
영화 ‘대부‘가 전설적인 영화로 평가되는 것은 범죄조직의 미화에
끝나지 않고 삶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 비토가
아들 마이크한테 당부하는 한 대사가 인상적이다. “친구는 가까이에,
적은 더 가까이에 두라.” 원래 친구는 가까이에하고 적은 멀리하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버지 비토가 보는 시각은 다르다.
적을 더 가까이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본인에 대한 확신이
있는게 아닌가 싶다. 적이 가까이 있어도 그에게 무너지지 않을 자신.
가까이에서 적을 관찰하고 준비하겠다는 것과 동시에 적을 무너뜨리겠다는
의사표명아닐까. 아버지 비토가 아들 마이크에게 전했던 말을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본다.
“친구는 가까이에, 적은 더 가까이에 둬야 한다.”
(Keep your friends close. But your enemies clos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