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전 시카고의 유대인계 CPA Firm에서 신입사원으로 막
시작할 무렵이었다. 시카고 한인사회의 최초 한인 CPA로서
승승장구하던 A선배가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것을 보았다.
고객의 Tax Audit을 대행하면서 끝낼 무렵에 IRS Agent에게
식사하라면서 $100을 건네준것이 고발되었던것이다.
돈을 받은 이 Agent는 뇌물로 신고했고 A선배는 유죄를 받고
CPA License 박탈, 벌금및 1년 감옥살이까지 해야했다.
단돈 $100불에 어떻게 이런 벌을….. 하지만 미국에서는
공직자를 뇌물로 매수할 목적으로 돈을 주면 액수에 상관없이
엄격하게 다루고있다. 때때로는 일반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울 목적으로 언론에 기사화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뇌물'(Bribe)를 ‘손바닥 기름바르기'(Grease Palm)
라고 표현한다. 그 유래가 재밌다. 10~14세기 기사도 시대
에는 기사들이 화장(make up)을 했는데, 당시 인기 화장품
가운데 spiced goose grease(향을 가미한 거위 기름)가
있어서 이는 모든 기사가 탐내는 것이라 누구에게 부탁할
일이 있을때 선물로 이용했는데에 유래한다.
손바닥에 기름(뇌물)을 잘못발라 망조가된 유명 정치인이
우리 주변에 있었다. Rancho Santa Fe 거주인으로
8선 하원의원이 있던 ‘Duke’ Cunningham은 20년동안
미 해군 전투 조종사로서 월남전에서 용맹을 떨쳐 각종
훈장을 받은 전쟁 영웅이었다. 그런 그가 방위 건설업자
들로 부터 받은 뇌물과 탈세등으로 기소되어 8년4개월
징역과 180만달러 벌금형을 받았다. 뇌물 수법중하나가
청부업자가 당시 그가 살던 집을 시가보다 2배이상으로
구입하고 그 업자는 수천만불의 정부계약을 딸 수 있도록
영향력을 발휘했던것이다. 그는 지금까지도 미 의회사상
가장 부패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뇌물의 사전적 의미는 ‘사사로이 이용하거나 이권을 얻을
목적으로 일정한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매수하기위하여
넌지시 주는부정한 돈이나 물품’ 이다.
얼마전 한국에서는어느 유명 정치인이 불법자금수수 혐의가
포착된 이후 “돈을 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해오다가 급기야
투신자살하였다. 그의 혐의는 정치 자금법 위반이었다.
그는 “금전은 받았지만 청탁과는 무관하고 어리석은
선택이었다”고 유서에 담겼다. 그는 대중이 듣고 싶은 말,
특히 권력형 부패를 예리한 비유로 비판하는데 남 달랐다고
한다. ‘정의’를 외치던 그로선 이 말을 뒤집고 잘못을 인정
해야 하는 상황에 누구보다 가책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극단적 선택을 하므로 그 모든 것을 그냥 유야무야 덮고
지나가는 것이 옳은 일인지?
한국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란
일명 ‘김영란법’ 혹은 ‘부패방지법’이 있다. 미국은 로비스트를
합법화하고 있지만 합법적인 방식이 아닌 은밀히 이뤄지는
부정청탁, 금품수수에 대해선 어느 나라보다 엄격히 규제한다.
이미 1962년에 ‘뇌물, 부당이익 및 이해충돌 방지법’을 만들었다.
이 법에 따라 미국의 공직자들은 직무수행 과정에서 대가성 금품을
수령하면 15년이하 징역또는 25만달러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손바닥 기름바르기로 한때 부패가 만연했던 국가에서 청렴국가
1위로 발돋움한 싱가포르의 비결은 부패척결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리콴유총리 였다. 그는 이런말을 남겼다.
“부패방지는 선택이아니라 국가 생존의 문제다. 반부패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굴복시켜야한다.”
김장식 회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