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1918년과 1919년 사이에 당시 세계인구의
약 1/50에 해당하는 4~5천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Spain Flu)은 스페인이
발생지는 아니지만 제1차 세계 대전 연합국은
이를 ‘스페인 독감‘으로 불렀다. 병의 기원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1918년 미국
켄사스 미군기지에서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각국으로 맹렬히 퍼져나갔다는 기록이 있다.
감기에 걸린 듯한 증상을 보이다가 폐렴으로
발전, 환자의 피부에서 산소가 빠져나가면서
보랏빛으로 변해 죽어가는 병이었다. 현재
Pandemic이 되어버린 코로나19 증상과
비슷하다. 그당시 사진들을 보면 1918년
시애틀에서 전차를 탈 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탑승이 거부되었다한다. 요즘 여기서도 마스크가
공용화되어 VONS같은 공공장소에 들어 갈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않으면 들어 갈 수가 없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창궐할 당시 필라델피아시는
바이러스 위협에 대한 사실을 숨겼고, 이 가운데 시는
시민들 20만명이 참여하는 전쟁 공채 발행을 축하하는
퍼레이드 행사를 치러, 이 때문에 급격한 전염병 확산
속에 4천5백여명에 이러는 막대한 사망자를 냈다.
그리하여 봉쇄와 격리를 권장하는 홍보물이 쏟아져
나왔다. ‘사람들과 가까이에서 말하지마라. 사람들
근처에 가지 마라. 그러면 안전하다.’
100여년전 스페인 독감의 교훈이다.
오늘날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사회적 거리두기‘ (Social Distance)는 전염병
확산을 막거나 늦추기 위해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는
감염통제조치 혹은 캠페인을 말한다. 이를 실천하면서
사람간 접촉을 25%만 줄여도 감염자는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손씻기,
외출시 마스크착용등 개인위생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세계가 문을 걸어 잠그고 숙여들지 못하고 번지고있는
코로나19도 언젠가는 잠잠하다가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100여년전 세계를 휩쓸던 스페인 독감을
상기하면 바이러스 균은 결코 죽거나 사라지지
않을것이다. 카뮈는 소설 <페스트>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끝을 맺는다. 오랑(Oran)시가
페스트로부터 해방되어 환희의 외침 소리가 울려
퍼질때 의사 리유(Dr. Rieux)는 이 기쁨이 언제든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이렇게 상기한다.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며,
그 균은 수십년간 인내심을 가지고 그대로 기다리다가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저 쥐들을 흔들어 깨워가지고 어느 불행한 도시로
그것들을 몰아넣어 거기서 죽게 할 날이 다시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