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때 첨 서울 구경을 했다.
서울에 신혼 살림을 차린 누님이 초청했던것이다.
마포 공덕동에 살아셨는데 신기한것이 전차를 타고 시내
구경나가는것이였다. 마포종점에서 출발한 전차를 서대문에서
갈아타면 종로, 동대문, 청량리, 시청앞, 남대문등 종횡무진으로
갈 수가 있었다. 그러던 전차가 서울서 대학을 졸업하고
60년대 후반에 서울거리서 사라졌고 이제는 가끔 영화에서나
옛 장면으로 등장하는 고물이됐다.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서울시내 대중교통은 노면전차가
큰 몫을 담당했었다. 도로 한복판에 깔린 전차 궤도를 따라
‘땡-땡-땡’, ‘찌~익, 찌~익’하는 경적을 울리며 느릿느릿 달렸다.
그 양쪽으로는 드문드문 시내버스, 찝차, 시발택시가 운행
되었고 전차승객들은 도로 한복판에서 타고 내렸다.
이렇게 운행되던 전차가 1968년도 부터 서울 도로에서
사라졌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차량들이 많아지면서
전차는 더 이상 대중교통의 명맥을 이어갈 수 없게 되었던것이다.
그렇게 사라진 전차를 이번 여행중 호주 멜버른(Melbourne)시에서
다시 만나게되었다. 어찌나 반갑고 신기했던지!
여기서는 전차를 트램(Tram)이라고 부른다. 멜버른시는 호주에서
트램으로 연결된 유일한 도시이고 시내 주요 지점을 하루종일
돌아다닌다. 시내중심을 도는 Tram 35번은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무료이다. 나는 트램 맨 앞자리 운전석 바로
뒤에 닫아가서 운전자가 망치같은 쇠막대기 같은것을 좌우로
움직이며 운전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마치 60여년전
서울서 처음으로 전차를 타던 추억을 더듬어 보는듯이.
서대문 ~ 마포 노선의 종점을두고 은방울자매가 부른 히트곡
<마포종점>이 멜버른 밤하늘에 아련히 떠오른다.
“밤깊은 마포종점 갈곳없는 밤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곳없는 나도 섰다.
강건너 영등포엔 불빛만 아련한데 . . . . . “
(멜버른 MELBOURNE 에서)
Melbourne Tram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