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글판
지난달 서울을 잠시 다녀왔다.
온화한 이곳 날씨에 스포일 되어 가급적으로 추운 겨울에는 한국 방문을 피해 왔는데 이번 방문동안 섭시 영하 12도까지 매우 추웠다. 이순신 동상이 서 있는 광화문광장에 간김에 근처 교보문고를 들렸다. 교보문고가 들어서 있는 교보생명 빌딩외벽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 사철 계절마다 서정적인 문구를 선정하여 게시해 오고 있다. 1991년부터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세지를 전해온 명물이다. 35년 넘게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도심 속 인문학 문학 공간인 셈이다.
길에서 잠간 읽고 지나가는 30자 남짓의 글이지만, 매번 새롭게 내걸리는 광화문 글판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고민이 담겨 있다.
문구를 선정하는 문안선정위원회가 따로 운영되고, 디자인은 교보생명 직원 투표를 거쳐 고른다한다. 초기에는 ‘아직도 늦지 않다/다시 뛰어 경제 성장 (1993년)’, ‘개미처럼 모여라/여름은 길지 않다(1997년)등 경제 성장과 관련된 격언이 실렸다. 글판에 감성적인 분위기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 IMF 외환 위기를 겪고있는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자는 글들이 실렸는데 이후 시나 명언의 일부가 주로 실렸다.
이 교보빌딩 앞에는 벤치에 쓸쓸히 앉아 있는 동상하나가 있는다.
소설가 횡보 염상섭의 동상으로 그의 문화적 업적을 기리고 있다.
학창시절 읽었던 ‘표본실의 청개구리(1921년)’와 ‘삼대(1931년)’등이 떠오른다. 또한 동상뒤 바윗돌에 새긴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문귀가 눈길을 끌었다.
삶의 막다른 길 앞에서도 결코 놓아버릴 수 없는 희망만 있다면 새 길이 열린다. 2000년 5월 게시됬던 고은 시인의 ‘길’ 가운데 한 구절이 두고 두고 보는 글귀가 아닌가 한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 부터 희망이다.’
김장식, CPA
858-9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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