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어스름해 질 때와 어스름한 빛을 ‘황혼‘이라 한다.
지난달 칼럼에서는 젊음 주는 묘약 ‘황혼 로맨스’에 대한
콘텐츠로 노후 관심사에 초점을 마추어 보았다.
삶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어스름한 단계에
무슨 사랑이 있겠느냐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에서
황혼은 죽음만을 준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은퇴 후 황혼 부부들의 갈등과
아픔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노인 부부가 함께 생존해 있는 기간이 크게 늘면서 서로
적응하지 못하며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집에 살지만 대화도 식사도 함께하지
않는 한집안 별거 생활을 하는가 하면, 뒤늦게나마 이혼을
고려하는 70대 부부도 적지 않다. 빈곤과 질환 외에 노년기
부부 갈등이 백세 시대의 또 다른 그늘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황혼의 전쟁이다.
은퇴 후 집안에만 있는 남편이 불편하고 남편은 화내는 아내가
낯설고 아내는 세 끼 밥 챙겨 줘야하는 남편이 성가시고 하여
이렇게 부부 갈등은 증폭되는 것이다. 은퇴 후 부부 갈등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황혼이혼에 대한 이야기가 세간에 화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일단 노부부가 둘이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신적, 신체적인 노화
역시 부부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다. 흔히 나이들면
사고가 더 성숙해지고 관대해 질 것이라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고.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자기 고집이
세지고 잔소리가 심해진다고 말한다. 신체적인 노화로 두뇌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감정 컨트롤이 안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남녀 호르몬의 변화도 한 몫 할 수 있다.
여성은 나이 들수록 자기주장 강해지고 대범해지는 반면,
남성은 차분해지고 활동성이 줄고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이 강해 진다는 것. 경제권의 변화도 갈등의 씨앗이 된다.
남성들이 은퇴 후 경제권을 잃으면서 뒤집히는 집안 권력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면 행복한 부부로 오래 같이 살려면…….
상대방이 원하는 심리적인 배려.
서로를 칭찬하는 습관, 소통능력.
유연하고 긍정적인 사고.
봉사활동등 다양한 사회활동에 함께 참여하기.
어느 정도의 경제력 유지 등등.
그외에 많지만 그 조합이 쉽지는 않다.
이는 갑자기 키워지는 게 아니다.
40~50대 때 부터 우연하게 사고하고 배우자의 감정을
배려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노후 준비는 돈만으로 안 된다는 뜻도 있다.
남은 시간이 고통스런 노인들이 의외로 많다.
사실 고통스런건 남은 시간이 아니라 시간의 내용물이
아니겠는가. 알콩달콩 남은 인생을 즐겁고 재미있게
살고 싶으면 우선 의사소통이 잘되어야 한다.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칭찬과 솔직한 표현을
항상 이렇게 한다면?
“멋있소“
“대단하오“
“고맙소“
“사랑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