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주는 여자’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며 먹고사는 ‘죽여주게

잘 하는’ 여자 주인공이 사는게 힘들어 죽고

싶은 할아버지 고객들을 진짜 ‘죽여주게’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죽여주는 여자’

(주인공: 윤여정)를 관람했다. 올해 샌디에이고

아시안 영화제(SDAFF) 기간동안 내 놓은

작품중 하나이다.

영어 제목은 ‘The Baccus Lady’

서울서 가장 오래된 탑골공원, 장춘단공원

등에서 배회하는 일명 ‘박카스 아줌마’로

불리는 노인대상 성매매 여성들을 일컷는

단어이다. 영화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길에서 여자가 낯선 남자에게 다가가

박카스를 한병을 권하며 말한다.

“나랑 연애하고 갈래요? 잘해드릴게”

둘다 완연한 노년이다.

영화는 점차 자식한테 외면당하고

병들어서 죽고싶어하는 고객들의 간절한

부탁에 진짜로 그들을 ‘죽여주게’ 되면서

주인공은 연민과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이 영화가 시사하는 ‘노년의 죽음과 존엄사’에

대하여 생각을 해봤다. 가주는 올해 6월9일

미국내에서 존엄사를 허용한 다섯 번째주가

되었다. 가주 ‘존엄사 법(End of Life Option

Act)’은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말기 불치병

환자가 치사약을 처방 받되 최소 2명 이상의

의사로부터 의학적 소견을 받아야한다.

이 법의 시행 후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한 첫

죽음이 지난 7월24일 오후 6시45분 Ventura

County의 Ojai 소도시에서 있었다.

루게릭병을 앓던 41세의 이 여성은 이날

‘임종파티’를 열고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보러온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석양을보며

“굿바이” 미소와 함께 존엄사 약을 삼키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인간은 스스로 태어남의 시기를 결정하지

못한다. 그러나 존엄사법의 시행으로 인간이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된 셈이다.

과연 죽음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일까.

어떻게 잘 죽을가. 영화의 끝 장면들을

생각하며 기분이 좀 쓸쓸해져서 극장을

나오는데 와이프가 바짝 곁으로 오더니

팔장을 끼면서 죠크를 건넸다.

“나랑 연애할래요? 잘해줄게”

김장식, CPA

858-922-1015

RetireBooj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