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갠지스 강 중류에 위치한 바라나시 (Varanasi)는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자 힌두교의 성지로
간주되는 곳이다. 또 불교에서도 중요한 성지로 꼽힌다.
석가모니가 최초로 설법을 시작한 녹야원(Sarnath)이
있는 곳이다.
이번 인도여행에서 첫 행선지로 여기를 찾았다.
갠지스 강에서 벌어지는 그 유명한 화장터와 삶의 현장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힌두교도 사이에서는 이 강물로
목욕 재게하면 모든 죄를 면할 수 있으며, 죽은뒤에 이 강물에
뼛가루를 흘려보내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 일행은 야간에 거행되는 힌두교 제사의식과 화장터를
참관하기 위해 저녁시간에 갠지스 강으로 향했다. 시내 호텔을
나서니 강가로 가는 거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릭샤(인력거)를 타고 시내 중심가를 꾸불꾸불 지나가는데 인파와
소음으로 일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도로를 가로막는 소 떼들로
릭샤가 제대로 달리지도 못했다. 이렇게하여 미로같은 골목길을
벗어나 강가로 나서니 근처 화장터에서 시체 테우는 불길과 흰
연기를 볼 수 있었다.
지저분한 강가에서는 매일 그리고 밤낮으로 쉬지않고 시체를
태운다. 시체가 도착하면 일단 시체를 강변에 가지고 가서 물에
한번 띄운뒤 옆에 준비된 장작더미 위에서 태운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시체가 빨리타면 극락으로 빨리가고 5, 6시간 타는 경우도
있다고한다.
죽음이 존재하는 갠지스 강은 지저분하지만 삶의 활기를 보여
주는 곳이기도하다. 강 주변에서 빨래하는 여인들이있는가하면
그 바로 옆에서는 남자들이 목욕하는 장면도 보인다. 아이들은
강 속으로 들어가 물놀이를 즐기는가하면 순례자들이 강물로
성의례같은 의식도 눈에 띄운다. 우리 시각으로는 더럽기 짝이
없는데 그 곳 사람들이 죽음과 삶의 여러 행위들을 같은 장소에서
하는 것을 보는 순간 묘한 활기찬 숨결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Varanasi 에서의 이튿날은 이른 새벽 갠지스 강의 일출을 보러갔다.
지난 밤 강가의 북새통은 없어지고 저 멀리 화장터에서는 아직도 흰
연기가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반대편 강건너 하얀 백사장 위로
붉 그런 보름달 같은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불교에서는 그
백사장을 해탈의 땅으로 부른다. 부처가 수행했던 곳 중 하나라
한다. 갠지스 강을 경계로 사람들이 사는 강 주변은 세속의 땅이고,
강건너 백사장이 있는 모래밭은 해탈의 땅인 셈이다. 그래서 불교
신자들은 힌두교와는 다른 목적으로 갠지스 강을 찾는다고 한다.
갠지스 강은 세속과 해탈. 그러고 보니 죽음과 삶이 어우러지는
곳이다. 인도에 가면 생사관이 바뀐다는 말이 진실인것같다.
두툼 했던 열두장의 달력이 달랑 한 장 남았다.
희망차게 출발했던 연초의 다짐과 목표는 얼마나 이루었는가.
나의 삶도 순식간에 흘러갈 것이다. 갠지스 강 한가운데 띄운
배안에서 뒤로는 화장터, 앞으로는 떠오르는 둥근 해를 마주
바라보며 생각하게된다. 앞으로의 삶을 Well-finishing하는
방법은 무었일까. 남은 삶을 관조할 수 있는 기회였다.
어느덧 갠지스 강 위 중천에 뜬 해를 등지고 벌써 아수라장이
되었을 시가지를 향해 강변 가트에 배를 대었다. 죽음과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갠지스 강이여. “나마스테!”
인도 Varanasi 에서
(주) 나마스테(Namaste)는 인도에서 만날때나 헤어질때
“안녕하세요”, “안녕히”로 쓰이는 인사말.
“당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합니다.” 라는 뜻이 있다.
김장식 회계사
(858) 922-1015